김병익의 산문선 『인연 없는 것들과의 인연』
책표지 일러스트 & 디자인
“그때 나와 인연 없는 것들에 대해 내가 왜 그처럼 궁금해했는지 모르겠다. 옆자리의 일행들과 다른 승객들은 불 끈 기내에서 불편한 대로나마 잠을 자고 있고 나만이 기창 밖으로 깜깜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외로움이 나의 덧없는 상념들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그것이 나처럼 깨어 있음을 보여주는 불빛에 덧없는 호기심을 불러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나는 나와 무연(無緣)한 것들의 존재성을 생각하며, 세상의 무궁한 전개를, 하염없는 인간의 한계성을 연상하며 옅은 설움에 잠겨 있었다.” - 본문에서